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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05월04일] 이상한 달리기 시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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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YOSUNG 댓글 0건 조회 340회 작성일 25-05-0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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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효’(孝)는 자식이 어버이를 업고 있는 모습을 본뜬 것입니다. 핏덩어리 자식을 돌보고 기르신 부모님이 노쇠해지셨을 때에 부모의 노년을 돌보는 것이 마땅한 인간의 도리, 즉 효도라는 것입니다.


가슴이 찡한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릴까요?. 


어느 해 가을, 지방의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다른 때와는 달리 장기 복역하고 있는 모범수의 가족까지 초청된 특별 행사였습니다. 오랫동안 가족과 격리됐던 재소자들에게도, 감옥보다 더 깊은 마음의 감옥에 갇혀 살아온 가족에게도 그날 잔치는 가슴 설레는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달리기를 할 때도, 줄다리기를 할 때도 얼마나 열심인지, 마치 초등학교 운동회를 방불케 했습니다. 늘 무겁고 침울하기만 했던 교도소 운동장이 그날만큼은 웃음꽃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이날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경기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 경기는 부모님을 등에 업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효도 달리기 시합’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이 하나둘 출발선에 모이면서 한껏 고조됐던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푸른 수의를 입은 선수들의 등에 하나 둘씩... 부모님들이 업혔습니다. 마침내 출발 신호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요? 어느 팀도 힘을 다해 달리지 않는 것입니다. 우는 아들의 등에 업힌 채 아들의 눈물을 닦아 주느라 당신 눈의 눈물은 닦지 못하는 어머니, 아들의 축 처진 등이 안쓰러워 차마 업히지 못하고 있는 아버지…. 교도소 운동장은 이내 울음바다로 변해 버렸습니다. 


달리기는 시작되었지만 서로가 꼴찌를 하려고, 골인 지점에 조금이라도 더 늦게 들어가려고 애를 쓰는 아주 이상한 달리기 시합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부모님을 업고 있는 시간을 단 1초라도 더 갖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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