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08월17일] 역사에 진 빚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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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HYOSUNG 댓글 0건 조회 175회 작성일 25-08-16 16:53본문
인천에서 보기 힘든 큰 비, 그리고 8월의 뜨거운 햇살 속에서 광복절을 지났습니다. ‘광복(光復)’이라는 말뜻 그대로, 잃었던 빛을 다시 되찾은 감격의 날입니다.
나라 잃은 국민의 비참함은 어느 설움보다 더 비참한 상황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오래 전부터 러시아 선교를 해 왔는데 러시아에서 TD를 열 때마다 가장 큰 도움을 주는 분들이 고려인들입니다. 중앙아시아에 버려지다시피 흩어져 있던 분들이 한국 말과 러시아 말을 하실 수 있는 분들이기에 TD 때마다 고려인들의 도움 없이는 TD를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광복절을 맞아 일제강점기와 그 이후에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한인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보다보니 대한광복군총사령관이었던 홍범도 장군에 관한 영상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1937년,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연해주 지역에 살던 수만 명의 조선인들이 기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했습니다. 대부분은 농사짓던 평범한 사람들, 어린아이와 노인들이었습니다. 낯선 땅, 혹독한 기후 속에서 굶주림과 질병으로 많은 이들이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생존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독립을 향한 뜨거운 염원을 가슴에 품고 무장 항일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만주와 연해주에서 독립군 활동을 하던 이들이 그곳에서도 조국을 잊지 않고 세대를 이어 독립의 불씨를 지폈던 것입니다.
나라 없는 국민으로 산다는 것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저도 러시아에 가서 고려인 분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을 때에 맨 손으로 농사를 짓고, 기껏 지은 농산물을 빼앗기는 악순환 속에서 많은 고려인들이 굶어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났습니다. 언어를 빼앗기고, 이름을 잃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숨기면서도 그들은 자녀들에게 대한민국의 역사를 가르쳤고, 조국이 반드시 다시 일어날 것을 믿었습니다. 영상에서 본 고려인들이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에 저도 뭉클해서 눈물이 났습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 대한민국은 희생 위에 세워진 은혜입니다. 역사는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책임을 일깨웁니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나라와 민족, 교회에 대해 어떤 책임을 해야 할지 고민합니다.
광복 80년, 독립을 바라며 희생의 피를 기꺼이 민족 앞에 드렸던 그들의 간절한 소망처럼, 더욱 굳건히 대한민국이 정의와 평화의 나라로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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